인정받지 않으면 무가치한 존재일까?
어릴 적부터 나는 항상 인정받고 싶었다. 부모님의 칭찬, 선생님의 눈길, 친구들의 박수 한 번에 가슴이 뿌듯했고, 그 반대 상황에는 자존감이 바닥을 쳤다. 사회에 나와서도 마찬가지였다. 직장 상사의 한마디에 하루의 기분이 오르락내리락했고, SNS 속 반응 수치에 민감해졌다. 그렇게 나는 점점 타인의 시선을 기준 삼아 나를 판단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나는, 내가 나를 인정하는 것으로는 부족한 걸까?" 그때부터 작은 실험을 시작했다. 타인의 인정 없이 살아보기. 나를 가장 중심에 두고 살아가는 훈련이었다.
1단계: 내가 얼마나 인정에 의존했는지 자각하다
‘나를 위한 선택’을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그 결정의 이유를 곱씹어보면 대부분 남의 평가가 섞여 있었다. 멋있어 보이는 말, 성공적인 커리어, 인싸처럼 보이는 SNS 사진. 그 모든 것이 나를 위한 것 같지만 사실은 인정받기 위한 장치였다.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볼지부터 고민했고, 실제 내 감정은 늘 뒤따랐다. 그건 ‘삶’이 아니라 ‘연기’에 가까웠다.
나의 진짜 욕구는 늘 뒷전이었다
나는 지치고 있었다. 겉으론 밝고 명랑했지만 속은 공허했다. 사람들과 웃으며 얘기하다가도 집에 돌아오면 온몸이 무겁게 가라앉았다. 그것은 타인의 기대에 맞추며 살아온 결과였다. 그제야 나는 깨달았다. 내가 원하는 삶은 따로 있었고, 그것을 살아야 할 책임은 오직 나에게 있다는 것을.
2단계: ‘좋은 사람’ 프레임에서 빠져나오기
인정받고 싶다는 욕망은 ‘좋은 사람’으로 보이려는 강박으로 이어진다. 나는 늘 친절했고, 부탁을 거절하지 못했으며, 상대의 말에 쉽게 상처받았다. 그렇게 살아가면 모두가 나를 좋아해 줄 거라 믿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오히려 내 경계를 존중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나는 더 자주 지쳤다.
모든 사람에게 인정받을 수는 없다
사람은 각자 기준이 다르다. 누군가에게는 나의 성실함이 장점이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융통성 없는 단점이 되었다. 나는 그 사실을 인정하는 데 오래 걸렸다. 내가 모든 사람의 기대를 만족시킬 수 없다는 걸 받아들인 순간부터,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
3단계: 기준을 바꾸니 삶이 바뀌었다
나는 내 삶의 기준을 바꾸기로 했다. 남이 인정해 줘야만 의미 있는 삶이 아니라, 내가 나를 인정하면 충분한 삶을 살기로 한 것이다. 그런 마음으로 글을 썼고, 사람들을 만났고, 때로는 불편한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기도 했다. ‘예전의 나’였다면 상상도 못 할 변화였다.
‘나의 확신’이 모든 판단의 중심이 되었다
타인의 반응을 먼저 고민하던 습관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점점 훈련이 되었다. “이 결정은 내가 진심으로 원하는 걸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면서, 조금씩 나의 확신을 쌓아갔다. 그 과정에서 비로소 나는 내 인생을 주도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 시작했다.
4단계: 인정 없이도 단단해지는 관계의 변화
인정에 기대지 않는 삶을 살기 시작하자, 인간관계도 달라졌다. 예전에는 친해지고 싶은 사람에게 맞추려 애썼지만, 이제는 그냥 내 모습 그대로 대한다. 의외로 그렇게 할 때 더 진솔한 관계가 만들어졌다. 상대도 나에게 더 편안해했고, 관계의 균형이 맞춰지는 느낌이었다.
진심은 결국 통한다
인정받기 위한 말은 겉돌지만, 진심은 전달된다. 나는 이제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고, 억지로 관계를 유지하지 않는다. 그러자 오히려 주변 사람들의 신뢰가 깊어졌고, 더 질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5단계: 인정받지 않아도 충분한 나
하루를 돌아보며 누군가의 칭찬이나 평가 없이 보낸 날도 더 이상 허무하지 않다. 오히려 그런 날에는 내 내면에 더 집중하게 된다. 내가 나에게 건네는 따뜻한 말, 스스로에게 보내는 수고의 인사. 그것이 하루를 마무리 짓는 가장 큰 힘이 되었다.
자존감은 타인이 줄 수 없다
인정은 일시적이고 조건부일 수 있다. 반면 자존감은 내가 쌓아야만 유지되는 것이다. 나는 그 사실을 직접 체험했다. 타인의 평가에 휘둘리지 않게 되자, 나의 중심은 흔들리지 않게 되었다. 그것은 가장 큰 자유였다.
결론: 나를 인정하는 삶이 진짜 시작이다
나는 더 이상 타인의 인정 없이 살아가는 것이 두렵지 않다. 처음엔 낯설었고, 불안했지만 지금은 분명하다. 나를 인정하는 삶이야말로 가장 자유롭고 단단한 삶이라는 것. 오늘도 나는 ‘누가 뭐라 해도 괜찮다’는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것이야말로 진짜 인생의 시작이라고 믿는다.